나는 왜 테슬라를 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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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테슬라를 타는가

Description
출고 4개월 테슬라 리뷰
Published
Published July 23, 2022

들어가며

안녕~
안녕~
올해 3월 테슬라 모델3를 출고하고 만으로 4개월이 지났습니다. 4개월 동안 약 7,000km 정도 운행을 하였고 그동안 느낀 점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결론은 그동안 타본 어떤 차들 보다 만족스러웠고 내연기관 자동차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현 시점 기준으로 테슬라 이외의 차는 쳐다보지도 않을것 같습니다.

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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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비용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동차를 수리하면 공임비를 포함한 수리비가 발생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한걸까요?
수리비가 뭐이리 비싸?별것도 아닌거 같은데 나도 하겠다부품 주문, 직접 수리와.. 다음에는 꼭 돈주고 맡겨야지 의 사이클을 반복했습니다.
엔진, 구동계처럼 특수장비와 전문가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직접 뜯어고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자동차, 그리고 내연기관의 원리와 친해진 것 같습니다. 하나둘씩 학습을 할수록 느낀 점은 내연기관 자동차는 정말 무지무지 고장 날 건더기가 많다는 거였습니다. 아니 오히려 당장 고장이 안 나고 이렇게 장시간 동작하는 기계를 만든 인간의 기술력이 더 대단한 것 같습니다. 엔진은 연료를 폭발시키는 힘을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기계인데 그 동작과 효율을 위해 얼마나 수많은 부품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을 할까요. 변속기는 또 어떤가요? 토크 컨버터, 메커트로닉스, 클러치, TCU 등 엔지니어링적인 관점에서는 흥미롭고 아름답지만 너무 복잡하여 관리 주체가 나라면 얘기가 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 텐데 유튜브로 정비 영상들을 보면서 DPF가 막혀서 클리닝을 해야 하지 않을까, EGR도 막히는 거 아닐까 카본 슬러지가 얼마나 껴있을까 같은 고민과 걱정하면서 강제로 고온을 위해 장거리를 주행한다든지, 미션 슬립이 일어나면 밸브 바디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클러치가 마모됐나 와 같은 수많은 걱정들이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특히 진짜 작은 부품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그게 결국 다른 부품들에도 디팬던시가 생겨 문제를 일으키는 게 너무 스트레스 였습니다.
테슬라로 차를 바꾸면서 이러한 관리 포인트들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싹 사라졌습니다. 사실 이건 테슬라여서라기보다는 전기 차이기 때문에, 신차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전기차는 단순화하면 배터리, 모터가 전부입니다. 수많은 축, 기어, 오일, 팬 등등이 그냥 유도 전동기로 대체됩니다. 일단 고장 나거나 신경 써야 될 포인트 자체가 굉장히 줄어듭니다. 진짜 그냥 “충전한다”, “운전한다" 만 신경 쓰면 됩니다.

유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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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들어?” "충전하는데 얼마야?"
제일 많이 듣는 질문으로 아마 전기차를 타시는 분들은 크게 공감하실겁니다. 정말 어려운 질문 입니다. 왜냐면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충전 시간부터 볼까요? 역설적이게도 전기차는 이동수단이고 배터리가 다되면 충전을 하기위한 이동이 불가능 합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충전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그말은 즉 0% → 100% 로 충전하는 경우도 없고 100% 까지 충전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충전속도도 제각각 입니다. 3kW, 7kW급 완속 충전도 있고 150kW, 250kW 급 급속 충전도 있습니다. 이마저도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입력량이 다르기 때문에 뭔가 한마디로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 대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한번 슈퍼차저 가면 보통 30분정도 충전하고 대부분은 집밥을 물려놓는다 라고 얘기를 하곤 합니다.
충전 요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기차가 기름값(전기차이기 때문에 충전요금이 정확한 표현이나 직관적인 의미전달을 위해 기름값 이라고 하겠습니다.)이 적게 든다는 얘기가 많으니 충전하는데 얼마가 드냐는 질문도 종종 받는데 이것도 참 애매합니다. 휘발유 가격이 어떤 주유소는 리터당 2천원이고 또 다른 어떤 주유소는 리터당 8천원인 경우는 없습니다. 근데 전기차 충전요금은 그렇습니다. 환경마다 사업자마다 정말 천차만별이고 신용카드의 할인까지 포함되면 그 차이는 더 커집니다.
예를들어 본가 아파트의 완속충전기의 요금은 1kWh 당 177원 정도 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의 70%할인이 가능한 사업자라 1kWh당 60원도 나오지가 않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아파트 완속 충전기는 1kWh 당 255원 입니다. 하지만 할인이 불가능한 사업자라 255원 그대로 과금이 됩니다. 같은 충전인데도 충전요금이 4배 이상 차이가납니다. (그래서 오히려 특정구간은 테슬라 v3 슈퍼차저에서 충전하는게 더 저렴합니다.)
모델 3 롱 레인지를 대충 80kWh라 가정, 0% → 100% 풀로 충전하면 A는 4,248원, B는 20,400원이 나오겠네요. 보수적으로 100%를 소모해서 400km를 간다고 가정, 휘발유 1,900원/L 연비 10km/L라고 가정하면 400km를 가기 위해 76,000원 정도의 유류비가 발생합니다.
정말 대충 계산한 거지만 약 3.5배 ~ 17배 저렴하다고 볼 수 있어 아직까지는 확실히 전기차가 기름값은 저렴합니다. 얼마 전 테슬라를 타고 부산에 내려간 적이 있는데 가는 길에 계산을 해보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름값이 4천 원도 들지 않았습니다. 둘이서 타고 갔으니 광역버스(일명 빨간 버스) 요금보다도 저렴하게 부산을 간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내연기관보다는 저렴하지만 비싼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충전을 하게 되면 괜히 기분이 좋지 않은… 그런 효과도 있습니다.
차량 유지비는 사실 기름값이 전부는 아닌데요. 적어도 엔진오일, 디퍼오일, 미션오일 등 각종 오일을 교체한다거나, DPF 클리닝을 한다거나, 각종 벨트, 체인 등은 신경 안써도 될거같습니다. (더 큰게 올지도 모르지만..)
 
 

운전이 편하다.

요크 스티어링
요크 스티어링
아마 테슬라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의미로 운전이 정말 편합니다.

주행 질감, 리스폰스, 원페달 드라이빙

이전에도 전기차는 몇번 몰아봤지만 오너가 되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너무너무 부드럽다 입니다. 6기통도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현시점에 전기차의 주행 질감을 기통수로 표현하자면 256기통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없고 전기모터로 움직이다 보니 포장이 잘 되어 있는 도로나 지하주차장에서는 정말 근두운을 타고 다니는 느낌입니다.
리스폰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페달을 밟으면 느껴지는 즉각적인 리스폰스는 다시 내연기관차를 타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전기차들은 회생제동 시스템을 효율화하기 위해 원페달 드라이빙을 제공합니다. 테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페달 드라이빙에 적응을 하여 일명 발컨 이 어느 정도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목적지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일이 거의 없어집니다. 사실 원페달 드라이빙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가다 서다가 잦은 경우 브레이크↔ 액셀 페달의 이동에서 오는 피로감을 굉장히 많이 줄여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는 차가 막히지 않고 뻥 뚫린 도로에서 엑셀만 적당히 까딱까딱하는 식으로 운전하거나 관성주행을 할 때는 엑셀을 때는 순간 제동이 걸려 항상 텐션을 유지해야 되는 원페달 드라이빙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토파일럿으로 상쇄가 됩니다.

오토파일럿, FSD

오토파일럿은 감히 현존하는 양산차에서의 주행보조장치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사는 현대, BMW, 재규어 정도 경험해 보았는데 진짜 제일 찰떡같은 표현이 타사의 주행보조장치는 사람이 운전하는 걸 차가 서포트 해주는 느낌이고 오토파일럿은 차가 운전하는 걸 사람이 서포트 해주는 느낌입니다. 주행보조장치를 사용해 장거리 운행을 했을 때의 피로도를 수치화해보면 타사 주행보조장치는 1/2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느껴서 매우 편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테슬라는 1/3 ~ 1/4 정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서울 쪽에서 동해 쪽까지 가는 건 크게 피곤하지도 않습니다. 부산까지는 중간에 동승자와 교대를 하긴 했습니다만 피곤해서 라기보다는 지루해서가 컸던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FSD beta를 검색하면 놀라운 영상들이 많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해당사항이 없고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고 사실 지금 정도의 퍼포먼스만 보여주더라도 900만 원 정도의 추가 지출이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현재 FSD 가격이 1만 2천 달러, 현재 환율로 거의 1600만 원 가까이 됩니다. 한국도 분명 FSD 가격이 엄청 오를 거라 그전에 구매하는 게 정답 같은데 현재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 (자동차선 변경, NOA, PP 주차 등) 대비 900만 원은 큰 지출이긴 한 것 같습니다. 최근 위 기능들만 묶어서 EAP라는 이름으로 450만 원 정도 가격의 패키지가 나왔습니다. 우선 EAP를 구매한 다음에 기능들을 즐기다가 추후에 FSD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다른 차를 탈 생각조차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마 주행보조장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경험안에서는 비교를 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테슬라가 압도적이고 격차가 더 벌어지는 분야인것 같습니다. 언능 우리나라도 FSD 베타가 들어오길 바랍니다.

유저 경험

차의 주행 뿐만아니라 유저 경험 역시 오토파일럿 스럽습니다. 유저가 무언가 고민하거나 생각하고 실행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최소화 시켜줍니다. 예를들면 키가 따로 없이 (물론 카드키나 키팝이 있긴하지만) 스마트폰이 있으면 문을 열 수 있고, 멀어지면 잠깁니다. 기존의 스마트키도 충분히 편하지만 키에대한 관리와 키로 문을 잠그고 열고 하는데 쓰는 생각이나 에너지 자체를 없애버렸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2열의 에어컨을 켜고 끄고 하지 않아도 사람이 있으면 나오고, 없으면 나오지 않습니다. 열선시트도 오토가 가능합니다. 정보와 생각의 디톡스랄까요? 계기판이 따로 없는것도 마찬가지구요. 가능한 모든것을 자동화 시키고 없애버려서 사용자는 오직 운송수단으로서의 이동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론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작은돈은 아니지만 정말 잘 한 선택 같습니다. 테슬라 이야기면 2박3일은 떠들 수 있을것 같은데 앞으로도 여러 생각들을 글로 남겨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