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개발자의 프론트엔드 팀 온라인 회고 리딩"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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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개발자의 프론트엔드 팀 온라인 회고 리딩"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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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론트엔드 팀 회고 리딩 경험과 그 경험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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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December 30, 2021

2021 프론트엔드 팀 온라인 회고

개발자 혹은 엔지니어라는 타이틀로 일을 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전자기기 혹은 IT스러움과는 친하게 지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나모 웹에디터, 드림위버 같은 툴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호스팅 하기도하고, 지금은 추억이 된 Palm, Ipaq 같은 PDA나 노키아를 사기 위해 세뱃돈을 모으곤 했었다. 각종 IT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는 게 참 재밌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개발과 서비스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개인이나 소규모 인력이 센세이셔널 하고 멋진 서비스를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개발 규모 및 요구사항이 커져서, 아니면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게 보여서 일까? 지금은 원맨쇼 보다는 조직 혹은 팀의 유기적인 동작과 멋진 문화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 팀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고 더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이 된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 이후 위시 리스트에는 나의 개발역량의 성장은 기본이고 모두가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효율적이고 멋진 개발 문화를 만들자라는 아이템이 추가되었다.
2021년이 마무리 되어 가는 겨울 어쩌다 보니 팀에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내가 우리 프론트엔드 팀의 회고를 리딩하게 되었다.

회고를 온라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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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프로젝트 별로는 가끔 회고를 진행하였지만 프론트엔드 팀 레벨에서는 회고는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공식적인 첫 회고가 되었다. 우리 회사는 코로나 시국이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재택근무가 특징이다. 더욱이 요즘 같은 때에는 모든 인원이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은 쉽지 않아 온라인으로 회고를 진행하였다.
개인적으로 회고 방법론 중 KPT회고가 가장 직관적이고 빠르게 우리가 집중해야 할 Action 아이템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온라인에서 KPT회고를 녹여낼지 고민하였다.
  • 설문 준비 및 배포 (Typeform)
  • 설문 응답을 기반으로 KPT의 Keep과 Problem 초안 작성 (Figjam)
  • 회고에서 Keep과 Problem에 대해 정리하고 Try 아이템 도출
  • Try 아이템에서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Action 아이템 선정
  • Action 아이템에 대한 지속적인 트래킹과 다음 회고 준비

설문 준비 및 배포 (Type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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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인원이 많지 않다면 모인 자리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Keep, Problem, Try를 작성하고 정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회고에 익숙하지 않은 구성원들도 많기도 하였고 온라인에서는 의사소통의 사이클이 길어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KPT회고를 진행하면 밤을 새워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 설문을 통해 Keep과 Problem에 들어갈 내용들을 수집하고 설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리 KPT보드의 Keep과 Problem의 초깃값을 작성하여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을 기대하였다.
설문을 만들 때 포인트로 생각했던 것은 최대한 캐쥬얼 하게 가려고 하였다. 설문은 모여서 하는 회고와 다르게 시간 제약이 크게 없고 혼자인 환경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문제들보다는 해결하기 힘든 개인적이고 부정적인 것들에만 깊게 빠질 것 같았다. 팀의 으쌰으쌰가 되고 싶었지 마음의 편지가 되고 싶진 않았다.

설문 응답을 기반으로 KPT의 Keep과 Problem 초안 작성 (Figj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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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T회고에서 Keep, Problem, Try 아이템을 분류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KPT 보드는 필수적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위한 플랫폼 중에는 잼보드와 피그잼 정도가 선택지에 있었고, 최근 이곳저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피그잼을 사용하였다. 설문 응답 내용을 조금 정리하여 Keep과 Problem 아이템들의 초깃값을 작성하였다.

회고에서 Keep과 Problem에 대해 정리하고 Try 아이템 도출

이제 진짜 회고 시간이다. 화상 회의 플랫폼(구글미츠) 에서 모인 후 간단하게 KPT회고에 대한 설명과 회고에 대한 목표를 설명하였다. 이미 Keep과 Problem은 어느 정도 채워져 있었기 때문에 각 아이템에 대해서 하나씩 빠르게 훑으면서 내용의 싱크를 맞추고 비슷한 아이템들은 그룹핑 하였다. 또 새로운 Keep과 Problem도 추가하였다. 이로써 어느 정도 Keep과 Problem은 공유가 되었다.
다음은 Try를 함께 도출하는 것이다. 우리는 총 11명이 온라인 회고에 참여하였다. 제한된 시간에 모두가 주체적으로 회고에 참여하기에는 많은 인원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랜덤으로 3\~4명씩 그룹을 만들고 20분 정도 그룹별로 의견을 나누고 다시 모이는 것이었다. 구글미츠는 이런 기능을 제공하여 편하게 그룹별로 화상 회의 세션을 열 수 있었다.
경험적으로 온라인 화상 플랫폼에서 회의를 진행할 때 인원이 4명을 넘으면 참여자 전부가 주체적,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힘들다. 비언어적인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그런지, 레이턴시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으나 대화의 사이클이 길어지며 루즈해지고 대화에 끼어들 타이밍을 계산하는 것에 피로를 느껴 일부는 소극적으로 되거나 반드시 텐션이 떨어지게 된다. 그룹별로 의견을 나누고 다시 모이는 방법은 생각보다 좋은 경험이었고 모든 인원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소통할 수 있었고, 그룹별 회의가 끝난 후 다시 모였을 때 각 그룹에서 나온 의견들은 그룹에 속한 모든 인원이 책임감을 느끼고 활발한 대화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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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 회고이기도 하고, 나의 미숙한 리딩 때문에 아무리 그룹을 쪼갰어도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모두가 의견이 반영된 구체적인 Try 아이템을 도출하는 것은 힘들었고 목표한 시간을 오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Try 아이템들이 정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마무리하고 다시 일정을 잡아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Try 아이템을 정리하였다.

Try 아이템에서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Action 아이템 선정

Try 아이템 중에서는 우리만 노력한다고 해결되거나 개선되지 않는 아이템들도 있었다. 일단 그런 아이템들은 배제하고 우리가 실질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것들만 집중하였다. Try 아이템은 원래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템이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구체적인 게 좀 더 본질적으로 파고들어 추상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예를 들면 PR이나 코드리뷰 같은 것에서 매우 많은 Try 아이템들이 나왔고 일종의 규칙이나 가이드처럼 정리되었는데 (리뷰어 선정, 리뷰 기준, Approve 기준 등등) 모두 모아놓고 보니 너무 이상적인 목표가 되어 버렸고 현실적으로 지키기가 힘들어 보였다.
근본적인 원인은 PR에 피드백이 활발하지 않다는 거였다.
강력한 규칙 안에서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인지, 문화 안에서 규칙이 정의되는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였고 바쁜 프로젝트 일정을 고려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이었던 수많은 아이템은 결국 "피드백을 활발히 하자"로 재정의되었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아이템들이 서로에게 공유되었기 때문에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며 좋은 문화가 정착될 수도 있고 반대로 초반에는 잘 지켜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그 실패는 다음번 우리가 실패하지 않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회고 리딩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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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무엇이든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시뮬레이션 하는 것과 실제로 해본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미래의 나와 혹시 이 글에 관심이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위해 실패 위주로 정리를 하려 한다.

회고를 특별한 이벤트라 생각하지 말걸

회고를 자주하자!
회고란 특별한 날에만 하는 게 아니라 짧은 사이클, 더 나아가 일상이 되어야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회고라는 것은 프로젝트의 특정 사이클, 혹은 연말과 같이 무언가 이벤트가 있을 때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새해 다짐과 같이 그 당시에만 정리가 되고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스케치가 되기 쉬운 것 같다. 또한 회고를 통해 지금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들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 수도 있고 나아갈 방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짧은 주기의 회고로 지속해서 Action 아이템을 추적하고 수정하며 실행하는 것이 회고를 통해 성장하는 방법인 것 같다. 역설적으로 회고가 너무 일상이 되어 회고가 회고인지도 모르고 회고가 의미가 없어지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지속적인 회고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개인적인 회고는 일상화하려 노력하고 팀 내 회고도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해 보려고 한다.

너무 완벽히, 너무 많은걸 가져가려 하지 말걸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정해진 시간 안에서만 결과를 도출하자!
회고를 특별한 이벤트라고 생각해서일까? 이번 회고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모두에게 완벽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계획한 시간은 무의미하게 TRY 아이템을 정하기 위해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아이템별로 모든 사람을 이해시키고 의견을 묻고 취합하며 TRY 아이템을 정하는 것은 값진 경험이었지만 소모적이기도 하였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의 모든 세세한 경로를 계산할 필요는 없다. 가는 길이 공사 중일 수도 있고 가다 보면 더 빠른 길이 있을 수도 있다. 심지어 목적지가 달라질 수도 있다.
방향만 맞는다면 지금 우리 눈앞에 보이는 길, 건물까지만 가면 된다. 그다음은 그곳에서 생각하면 된다.
다음 회고부터는 설문도 미리 받지 않고 각자가 생각하는 Keep, Problem 아이템을 빠르게 정리하고 Try 아이템도 모두에게 완벽한 솔루션이 아닌 개인이 생각하는 Try 아이템으로 구성 후 투표를 통해 정해진 개수의 Action 아이템을 선정해보려고 한다. 놓친 것이 있거나 부족하더라도 얼마 뒤 있을 다음 회고에서 다시 이야기가 될 것이다.